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운동화를 신고 뛰쳐나간다. 칙칙폭폭 호흡에 집중하는 동안 현실의 걱정거리는 저만큼 멀어진다. 내 몸의 리듬에만 오롯이 정신을 맡기는 시간, 달릴 때 생긴 긍정적인 에너지는 금세 사라지지 않고 꽤 오래 유지된다.
마라톤을 뛸 때는 어떤가. 이번엔 '온전한 나'가 된다. 온몸으로 심장박동을 느끼고 뻐근한 종아리의 고통을 즐긴다. 어른, 여성, 엄마, 아내라는 모든 족쇄가 사라진다. 목표 시간 안에 들어가고야 말겠다는 '마라토너 이영미'만 존재할 뿐이다.
동네를 달리고 마라토을 뛰면서 만끽해온 달리기의 마법, 이 책은 그것을 '몰입'이라고 부른다. 이 강력한 몰입의 경험이 일과 삶에서도 발휘된다는데, 어찌 달리지 않을 수 있을까.
_이영미 <마녀체력> 저자
조금 우습지만,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는 하루키였다. 달리기는 소설을 쓴느 것과 떼려야 뗄 수 없다고 한 그의 에세이를 읽고, 나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 뛴다고 바로 글이 잘 써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는 풀렸다. 이후 안 풀리던 과제가 있어도 달리고, 직장 상사가 괴롭혀도 달리고, 아침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달렸다. 달리는 동안 내 일상을 방해하는 것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달리기는 귀찮고, 힘들다. 하지만 어느덧 습관이 붙었는지 아무리 진료가 힘든 날이었어도 그날 저녁에 30~40분은 쉽게 뛸 수 있다. 그러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잠도 잘온다. 울적한 기분을 날리는 데 이만한 게 없다.
_김병수 <감정은 언제나 옳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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