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롯데호텔 라세느 뷔페를 처음 가 보았다.
뷔페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뷔페를 좋아한다. 녹색갈증 덕분에 거의 항상 신선한 풀을 먹고 싶은 초식동물과 비슷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호텔 로비의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주말이라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말에 여기 묵으려면 꽤 비쌀 텐데.
엘리베이터에 올라 5층을 누른다. 한없이 올라가거나 지하 끝까지 내려가도 불안하지 않을 특급호텔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진중한 안정감이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통로라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1
음식의 성패를 좌우하는 재료의 질이 좋았다.
육류와 생선의 퀄리티, 날 것 그대로의 수입산 치즈, 카페처럼 개별 주문받아 만들어 내는 커피, 식탁에 세팅되어 있는 에비앙 스파클링 워터의 티테일 같은 것 등
요리와 조리를 담당하는 셰프들의 수준까진 모르겠으나 상급의 재료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만들어 냄으로써 음식의 격을 높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든 메뉴의 밸런스를 맞추고 총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그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
개인적으로는 와규스테이크와 양갈비가 가장 좋았다. 음식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 위주로 먹게 된다.
대게찜과 랍스타버터구이도 괜찮았으나 원래 갑각류를 즐기지 않는 취향이라 맛만 보는 정도로.
사람들에게 단연 인기 있는 대표메뉴로는 대게찜, 랍스타버터구이, 와규스테이크, 양갈비, 그리고 각종 사시미(도미, 연어, 농어 새우 등)&초밥
3
항상 먹는 것
샐러드류(녹색갈증), 마늘, 양파, 치즈
거의 먹지 않는 것
양념이 된 대부분의 음식들, 튀긴 것, 면(밀가루)/ 국물류
재료 본연의 맛을 변형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것을 좋아한다.
4
메뉴 구성은 좋았다. 가격만큼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았다. 주말은 평일보다 비싼데 차림새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평일이 가성비가 좋을 것 같다. 소소한 아쉬움으로 적당히 해동된 참치회가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욕심을 부려본다.
5
모든 것이 그러하지만 음식도 분위기도 아는 만큼만 즐길 수 있다.
재료의 퀄리티, 신선도, 원산지 같은 것이라던가.
수많은 메뉴 중에서도 어떤 것이 가장 가치가 있는 가를 구별할 수 있는 눈(감식력), 미각.
객장의 분위기, 동선, 바닥 대리석의 문양, 천정의 디자인, 실내 룸의 조명, 벽지, 인테리어 같은 것들, 직원들의 서비스 퀄리티.
6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공유했지만 평가는 제각각이다.
"비싸고 생각보다 가짓 수가 별로 없구먼"
"한여름에 전복이나 장어같은 것들을 기대했지만"
"역시 뷔페는 2~3접시가 한계네"
분위기도 음식도 좋았고, 공간과 디자인, 서비스까지 좋았다고 평가하는 본인이 어쩌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뷔페를 온전히 즐긴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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