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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남자의 노하우

글쓰기 훈련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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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프리라이팅

 

펜과 종이를 준비하라. 10분 정도 시간을 갖거나 옆에 시계를 놓고 펜과 종이에 슬쩍 눈길을 주되 뚫어지게 쳐다볼 필요는 없다. 그러고 나면 몇 차례 심호흡을 해서 마음을 가라앉혀라. 이어 펜을 집어들고 쓰는 것이다. 무슨 내용이라도 좋다. 꼭 주제를 정할 필요가 없다. 주제가 머릿속에 맴돌더라도 그 주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문장과 문단을 일관되게 구성할 필요도 없다. 철자가 꼭 정확하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내용을 이해할 필요도 없다. 그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되풀이해서 읽을 필요도 없다. 그냥 찢어서 휴지통에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있다. 무엇이든 상관없이 계속 펜으로 끼적거리는 것이다. 이 말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며, 앞으로 돌아가 단어에 밑줄을 긋거나 단어를 고치거나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음속에 다른 생각이 떠오를 때까지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쓸 수도 있다. '멍청한 짓이야. 이런 짓을 하다니 믿어지지 않는군' 하고 쓸 수도 있다. 무엇을 쓰든 상관없다. 그저 쉬지 않고 펜을 놀리는 것이다.

빨리 쓰지 않아도 된다.

준비가 되었는가? 몇 차례 심호흡을 한 다음, 마음을 가라앉혀라. 자, 이제 시작이다.

 

 

<프리라이팅을 위한 지침>

 

• 무슨 일이 있어도 적어도 10분 동안은 계속 펜을 놀려라. 시계를 보지 말고 대신 자명종이나 스톱워치를 활용하라.

•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이 욕구에 따르면 안 된다. 말하고 싶은 것이 생각날 때까지 똑같은 것을 반복하더라도 끝까지 멈추지 말고 펜을 놀려라. 쓰는 도중에 다른 표현이 생각나도 먼저 쓴 것에 줄을 긋거나 편집하지 마라.

• 이 글쓰기가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이라는 생각을 분명히 하라. 무엇을 쓰고 싶든지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 원한다면 한 가지 주제로 시작할 수 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그리고 한 가지 주제로 시작했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주제로 바꿀 수 있다. 다만 계속 펜을 놀려라. 순서나 단어 선택, 문법의 정확성에 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이것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원하지 않는 부분에서 생각이 뱅뱅 맴돌 때는 방향을 바꿔라. 이 훈련의 주체는 여러분 자신이다.

• 이 글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마라.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 상관도 없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디어나 이미지가 떠오를지 궁금하다' 는 태도만 유지하라.

•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과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종이에 옮겨라. 마음속에서 '이건 끔찍해! 무슨 생각이 나든 그걸 쓸 수 있을 것 같아? 라든가 '와우, 대단한데! 곧 스티븐 킹 같은 작가가 될 거야' 하는 목소리가 들리더라도 무조건 무시하라. 계속 펜만 움직여라.

• 처음에는 자신이 쓴 것을 읽어보지 않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읽고 싶어도 잠시 기다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행여 읽더라도 너그러운 자세로 읽어라. 편집하거나 비평하지 마라. 단지 종이 위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만 주목하라.

 

이 훈련을 익히면 마음속에서 말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는 능력에 좀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프리라이팅 훈련을 한 번에 10분씩, 일주일에 3회를 몇 주간 반복하라.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피는 것이다.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훈련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바버라 베이그 「하버드 글쓰기 강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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