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을 하러 간다.
단골가게가 있지만 2월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가지 않는다.
예민함을 치유하기 위한 ‘둔감훈련’의 일종이다.

3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이발을 했다.
즉흥적으로.. 여행 중 이발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언제 어디서 할지 계획은 전혀 없었다.
걷다가 우연히 사람 없는 허름한 미용실에 들어가서 이발을 했다.
꼼꼼하게 잘라주는 아줌마의 정성이 느껴졌다.
아줌마라고 해도 뭔가 나보다 적은 나이로 보였다.
물가에 비해 이발비는 비싼 편이었다, 팁 포함 16,000원 정도 지불

집을 나선다.
러닝 하면서 봐 두었던 미용실에 들어가 본다.
"컷트 되나요?"
2시간쯤 후인 3시에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는, 다음에 온다 말하고 가게를 나선다.
그냥 인사말로 생각했겠지만.. 가까우니 분명 다음에 올 생각이다.
당분간 어디서 어떻게 잘라도 별 신경 쓰지 않을 예정이라 그렇다.
100m쯤 걷다 보니 미용실 3개가 더 보인다. 이렇게 미장원이 많았다니.. 경쟁이 치열하군
가장 가까운 곳으로 들어간다.
남자 이발비야 뭐 거기서 거기일 테고.. 누가 잘라도 상관없다. 지금 훈련 중이다.
잠깐 앉아 기다리면 금세 잘라주겠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셀카를 찍어본다.
머리가 많이 길었네
이제 날씨도 좀 더울 테고.. 내 예전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짧게 잘라달라고 했다.
남자 미용사였다.
반팔 카라티를 입고 있었는데.. 문신이 양팔을 가득 덮고 있다.
문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문신은 본인 개성이고 자유다. 다만, 내 빅데이터에 의해 문신 많은 사람을 좋게 보진 못한다.
문신이 그의 자유의지 이듯, 문신을 마주하는 관점 또한 내 자유의지이다.
눈을 감고 맡긴다.
이발이 끝나고 조수가 머리를 감겨준다.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셔츠를 얼마나 입고.. 세탁을 안 했길래.. 그렇게 검게 얼룩이 많이 묻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머리를 감겨 주는데 호흡에서 최소 1시간 이상은 경과한 듯한 흐릿한 담배냄새와 입냄새가 섞여 코로 들어온다.
멘솔 성분의 샴푸향도 함께 들어온다.
자세가 편한지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 온도가 적당한 지도
샴푸를 가능한 빠르게 마무리해 주면 좋겠다.
뒤로 기대 누은 자세로 목을.. 걸치는 그 미용실 특유의 샴푸대가 목을 압박하고 혈액순환을 막는 느낌이다.
농담이 아니라 미용실 머리를 감다가 뇌출혈을 일으킨 사람이야기나 사망사례가 실존한다.
미용실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 '머리를 감겨줄 때'인 이유 | 오펀 디스커스 (ohfun.net)
미용실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 '머리를 감겨줄 때'인 이유
미용실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 '머리를 감겨줄 때'이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나서 미용사가 머리를 감겨주는 순간은 많은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편안함을 느끼는 시간이다. 하지만 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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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발을 끝내고 미용실을 나선다.
'둔감훈련이 쉽지 않지만 나는 나아지고 있다.'
슥슥
빠른 손놀림으로 시크하게 자른 머리치고는 괜찮았다.
생각보다 마음에 든다.
재방의사가 있지만, 당분간은 또 다른 미용실을 찾아가 대충 자르고 나오는 것이 둔감훈련에 도움이 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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