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둠 속으로 바야흐로 가을이다. 귀뚜라미 소리가 정겹다. 듣기 좋다. 중간중간 멈추면 (노래를) 더 불러 달라고 속삭인다. 거의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간에 뛰러 나가본다. 다른 이유는 없다. 문득, 달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산책로 가로등이 불을 밝히고 있지만 깊은 밤이라는 걸 인지할 수 있다. 매일 달리는 코스지만 고즈넉한 기분이 색다르다. 종일 가을비가 땅을 적당하게 적셔놓은 촉촉함도 마음에 든다. 나무도 잠을 잘까? 짙은 어둠 속에서 바람에 자연스레 흔들리는 숲과 나무들의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듯 말 듯, 넌지시 말을 건네는 것 같다. '이 야밤에 무슨일로' 걷는 사람도 있다. 운동인지, 귀가하는 길인지, 길을 잃고 방황하는 걸음인지. 고요함 속에서 뒤에서 달려오는 (러너의) 일정한 발걸음 소리가 무..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