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좋은 게 하나도 없다”
"몸이 하나 둘 자꾸 아프고, 고장이 나네
먹어도 기력이 점점 떨어져 힘들다.
자주 깜빡깜빡하고 만사 귀찮아지고.."
60대 중반 내 가족의 식탁 앞 푸념이다.
태생적으로 신체가 약골인 데다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늙어서 좋은 게 하나도 없다” 라는 넋두리가 귀에 맴돈다.
"늙는다는 건 서글픈 일이지”
-배우 최민식
늙어간다는 게 서글픈 일임에는 틀림없다. 신체가 전성기를 한참이나 지나 서서히 노화(퇴화)되는 소멸의 과정.
생물이라면 거스를 수 없는 생노병사의 여정. 우리는 누구나 매일 죽음을 향해가는 시한부다.
식상하지만 ‘오늘이 내 생애 가장 젊은날’이다.
정말 나이 들어 좋은 게 하나도 없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1. 경험이 쌓인다. 추억이 많아진다.
2. 좀 더 성숙하고 지혜가 깊어질 수 있다 : 삶을 관조하고 통찰할 수 있다.
3. 너그러워진다 : 돌아볼 줄 아는 여유가 생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 세월은 무심히 흐른다.
글을 어찌 마무리할까 고민하다가 내 책장 아끼는 도서목록에 ‘명상록’을 꺼내 들고 여러 밑줄 친 부분을 찾아낸다.
1. 사람은 자기가 살 날이 날마다 점점 줄어든다는 것만을 생각해서는 안 되고, 더 오래 살게 되면, 자신의 정신이 변함없이 맑아서 사물을 제대로 파악하고 신과 인간의 일들을 잘 살피고 성찰해서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람이 노년이 되었을 때, 호흡과 소화, 상상력과 욕구 등을 비롯한 여러 기능들은 정상이어도, 자기 자신을 바르게 사용하고, 자신의 의무를 정확하게 이해하며, 자기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자기가 세상을 떠날 때가 되었는지의 여부를 아는 것 같이 잘 훈련된 추론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들을 처리하는 능력은 그런 기능들보다 일찍 소멸된다. 그러므로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매 순간마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고, 사물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해서 판단하는 능력은 죽음보다 더 일찍 사라지기 때문이다.
2.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라: “이 행동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 내가 이 행동을 하면 후회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머지않아 나는 죽고,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 내가 지금 신과 동일한 법 아래에서 살아가면서 이성적이고 공동체적인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49. 너의 몸무게가 100킬로그램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불평을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미 오랜 세월 살아왔으면서도 앞으로 더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해서 불평을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네게 할당된 분량의 물질에 만족하듯이, 네게 할당된 분량의 시간에도 만족하라.
29. 어떤 일을 할 때마다 각 단계에서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라. "이것을 마치지 못하고 죽을 것이 두려워서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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