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그린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슬리퍼를 신은 노인 날마다 같은 코스로 러닝을 하다 보면 익숙한 사람들을 스쳐간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공유하는 이름 모를 사람들.. 슬리퍼를 신고 걷는 노인이 있다. 오래된, 때가 많이 탄, 더러워진 슬리퍼를 신고 있다. 문방구에서 파는 삼선 슬리퍼다. 원래는 형광그린 색상이었으나 세월에 거뭇해져서 그 빛을 잃은. 장작처럼 마른 몸에 초라한 행색, 다리를 좀 저는듯한 어색한 걸음걸이. 항상 마스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를 알 수 없지만 대략 60대 초. 중반 정도로 보여진다. '왜 매일 걷는 걸까?', '무슨 사연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가지만 금세 사라지고 만다. 그보다 '이 길만 왕복해도 대략 4km의 거리인데.. 왜 매일 맨발에 슬리퍼로 걷는 걸까? 운동하러 나온 목적은 아닌가?' 그냥 하는 말..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