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이도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행의 기술 _알랭 드 보통 I. 기대에 대하여 언제 겨울이 왔을까? 계절은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듯이 서서히 쇠퇴해갔다. 12월이 되자 새로운 계절은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다. 거의 매일 불길한 느낌을 주는 강철 빛깔의 회색 하늘이 도시를 덮었다. 지난여름 더위가 한창일 때 땅에 드러누워 신발을 벗고 맨발로 풀잎을 쓰다듬던 기억이 났다. 그렇게 땅과 직접 접촉하자 왠지 마음도 자유롭고 느긋해지는 것 같았다. 여름은 실내와 실외 사이의 일방적인 장벽을 부수어, 나는 세상 속에서도 내 방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런 팸플릿만 보고도 강한 갈망을 느낄 수 있었는데, 사람의 계획이(심지어 인생 전체도) 아주 단순하고 어설픈 행복의 이미지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