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3) 썸네일형 리스트형 남자의 물건 _김정운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이유는 삶이 재미없는 까닭이다. 소심한 혹은 섬세한 성격의 나는 예술가(?)였어야 옳다. 내 삶의 의미는 내가 선택했는가, 아닌가에 의해 결정된다. 선택하면 재미있어진다. 내 삶을 내가 결정하는 일은 얼마나 설레고 흥분될까?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룸살롱과 아이폰의 공통점은 바로 '터치'를 통한 위로다. 어떤 이에게도 위로 받지 못하는 이 존재론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관심과 배려를 돈 주고 산다. 설렘이 없다면 살아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계절이 바뀌는 것이다. 설레라고.....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자꾸 빨리 가는 걸까? 기억할 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기억을 통해 지속적으로 의미 부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살 만해진다. 기억할 일들을 자꾸 만들면 된다. 새.. 새롭게 보기 얼마 전 멍하니 축구를 보다가. 11대11 공을 상대편 골대에 집어넣는 게임. 많이 넣으면 이긴다. 스포츠는 경기를 뛰는 선수만 바뀔 뿐, 같은 행위의 반복이다.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인간의 활동이나 대부분의 일들이 그와 같다. 플레이어만 바뀌어.... 먹고, 자고, 일하고, 운동, 취미, 여행..... 같은 행위들의 무한반복. 일상에 새로운 것이 없다. 40년쯤 살다 보니... 대부분 아는 것, 이미 해본 것, 거의 다 경험했고.. 먹어본 것들의 연속. 흥미가 떨어지고, 재미를 못 느끼고... 권태.... 무기력... 똑같아 보이는 것들에 대한... 시시함. 그래서.. 삶의 다음 스테이지로 계속해서 넘어가면서.. 시스템 하에.. 주어진 과업을 달성해야 하는 구조속으로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가는.... '뒤로 자빠지는 의자'를 사야 한다 사이버스페이스cyber space는 말 그대로 텅 비어 있는 공간이다. 현상학적 지리학을 대표하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이푸투안 1930~ 교수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공간space'과 구체적인 감각적 경험을 통해 의미가 부여되는 '장소place'를 개념적으로 구분한다. 그에 따르면 공간은 구체적 행위나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 있는 장소로 바뀐다. 의자를 사야 한다! 뒤로 약간 자빠지듯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그런 의자를 사야 한다. 의자야말로 공간을 의미 있는 장소로 만드는 가장 훌륭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왕과 귀족의 지배에서 풀려난 근대 부르주아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자신들만의 의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유명한 '치펀데일풍風 의자'가 바로 그것이다. 의자에 앉았을 때, 주체로서 삶이 확인된다. 오늘..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