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새 신발을 경험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새로 산 러닝화에 끈을 정성스레 묶고 달려본다. 다양한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발에 전해오는 감각은 고르고 골라 선택한 신발이지만 마음 같지 않다.
오래된 물건을 좋아한다. 오래 함께하면서 내 손에.. 발에 몸에 익숙해진 나만의 물건들.
새것은 신선하지만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어떤 물건은 영원히 편해지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물건의 첫 느낌이 많은 것을 좌우하지만 시간을 들여 그 물건을 알아갈수록 첫인상과 달리 점점 좋아지는 경우도, 반대의 경우도 있다.
불교적 관점에선 소유와 집착이 없으면 괴로움도 없다고 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선호한다.
금전적으로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여유로울 때조차 합리적이지 않은 소비를 지양했었다.
소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주인 된 도리 = 관리(시간, 노력)가 일종의 노동이라 여겨져 물욕이 줄어든다.
작년 10월부터 풋살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신발을 여러 켤레 사게 된 시작점이었다.
운동화 5
풋살화 4
러닝화 2
트레킹화 1
최근 7개월 사이 구매한 목록이다.
평균적으로 일 년에 2~3켤레의 신발을 사던 루틴과는 다른 소비패턴인데, 이미 절반은 내 손을 떠났다.
발의 감각도 예민한 탓에 맞는 신발을 찾는데 애를 먹는 편이다. 상점에 가서 잠깐 신어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어느 정도 겪어봐야만 확신할 수 있다.
무소유를 실천 중이지만 신발에 대한 애착은 쉬이 버리기 어렵다. 다른 의(衣)와는 다르게 신발은 이동수단, 장비라는 기능적 측면이 크게 포함돼 있어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