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5월 1일, 근로자의 날
많은 사람들이 쉬는 날이다.
나도 쉰다. 직업이 없으니 매일 쉰다.
오늘도 일터에 나가야만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기사거리로 올라온다.
5월 1일의 의미에 맞게 '왜 우리는 노동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본다.
첫째, 밥벌이다.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아 나와 가족의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숭고한 행위이다.
둘째, 명예나 출세를 위한 노동일 수도 있다. 비록 현재는 비루하지만 꿈을 향해 나아가면,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과 만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동기부여가 일어나고 그 자체로도 돈벌이가 되는, 백수가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달린다. 목표를 향해 스스로를 독려하는 것도 그와 유사하다.
셋째, 즐거움이나 보람같은 개인의 만족을 위해서 일수도 있겠다.
또는 남을 돕는다거나 사회에 기여를 한다거나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등의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수도 있다.

책상 위에 어젯밤에 먹은 빈 맥주 캔이 놓여있다.
Kelly 맥주, 신상품이다.
현대인들은 직·간접적으로 광고/마케팅의 영향력 아래 살아간다.
최근 저녁 10시 이후 'kelly맥주광고'를 여러 번 보았다. 음식점이나 주점에도 kelly 병맥주가 새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다시, 우리는 왜 노동을 해야 하는가?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소비한다. 생활 필수재부터 수없이 많은 물건을 소비한다. 경험소비도 있고, 교육이나 서비스를 소비한다거나 아무튼 인간은 소비할 수밖에 없는 동물이다.
밥 먹고 살기 위해 노동은 필수적이다. 의식주를 해결한 것에 그치지 않고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하는 것이다.
어젯밤 켈리 맥주를 맛보았다.
대략 일주일 전 8캔이나 구매했지만 냉장고에 넣어두지 않았다. 깜빡했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상온에 두었다. 술을 먹는 빈도를 제한하기 위해서다. 한 캔을 꺼내와서 맛을 본다. 고소하고 쌉쌀하니 첫 느낌이 괜찮았다. 시원하지 않은 맥주가 더 나을 때가 있다. 회사 야유회나 등산 중에 대충 나눠먹는 미지근한 맥주의 감각이다.
다시, 우리는 살아가면서 광고/마케팅의 큰 영향을 받는 구조다.
오늘 오전 4.8km의 러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약간의 목마름이 느껴졌다. ‘순창샘물 6개 3,000원’ 편의점에 걸려 있는 광고를 보고 들어간다.
순창샘물.. 이 6개.. 는 맞는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1리터짜리 6개가 묶여있었다. 예상과는 달랐다. 2리터짜리 6개가 3천 원이면 저렴한 편이지만, 1리터가 6개에 3천원이면 조금 비싸게 느껴진다. 그냥 들고 와서 바코드를 찍는다. 점원이 3,500원이라고 말한다. 올랐나 보다.. 아무 말 없이 지불하고 나와서 물을 하나 따서 마신다. 목이 말랐는데 물을 마셔도 만족감이 좀 떨어지는 기분이다.
누군가는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