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수필은 청자靑瓷 연적이다. 수필은 난蘭이요, 학鶴이요, 청초하고 몸 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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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 서른여섯 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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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흥미를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散策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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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散漫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優雅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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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독백獨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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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破格이 수필인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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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피천득 「인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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